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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긴다는 것 <2013.07.29 19:41:25 >

  • 작성자이영희
  • 등록일2013-08-26
  • 조회수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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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anotube.skku.ac.kr/zbxe/?document_srl=39533에서 옮김.

2013.07.29 19:41:25

사람들은 흔히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한다. 그럴 듯한 말이다. 이 말은 노력하는 자는 재능이 있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로도 들린다. 그럴까...

그러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노력하지 않으면 즐길 수 없다고. 아니 잘하지 않으면 즐길 수 없다고. 즐기기 위해서는 잘해야 하고 잘하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노력없이는 즐길 수 없다.

어느 야구 감독이 그랬던가. 이기지 않고 어떻게 야구를 즐길 수 있을까. 이기기 위해서는 잘해야 한다. 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만시간의 법칙이 있다.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만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하루 3 시간을 투자하면 10년이 걸려야 전문가가 된다는 말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 사람은 전문가가 될 준비가 된 사람이라는 말이다.

나는 고등학교때 유도선수였다. 원래 특기생은 아니지만 친구의 권유로 선수가 되었다. 원래 특기생으로 들어온 선수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난 피나는 연습을 했다. 오후 3시 반에 수업이 끝나면 4시반부터 저녁 6시반까지 연습하고 집에 가서 밤에 공부하다 밖에 나와 혼자서 나무와 부딪히며 밧다리를 연습하고 허벅다리를 연습했다. 비오고 눈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빠지지 않았다. 새벽이면 5시반에 일어나 달리기를 했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63킬로에서 한번도 예외가 없었다. 살이 찔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박사를 끝낸 후 돌아와 다시 도복을 잡았을 때도 그냥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그때 몸에 밴 기술은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반복할 수 있다. 전혀 어색함이 없이... 적어도 느낌으로는^.^ 그러니 아마도 난 2년만에 만시간의 법칙을 지킨 샘이다. 골프선수 최경주 선수의 손과 발을 보라. 박지상선수의 발을 보라. 정상적이 아니다. 그것이 그들의 피나는 노력을 증명한다. 프로골퍼는 어린 나이부터 그렇게 연습하고도 프로가 된 지금도 하루에 천개 이상의 볼을 친다. 화려한 그들의 플레이 뒤에는 그런 피나는 연습이 있다.

그러니 즐기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해라. 고등학생에게 학부생에게 즐기기를 요구하지 마라. 지금 박사하는 과정중 즐기지 못하는 것을 실망하지 말라. 즐기기 위해서는 아직 만시간의 법칙을 채워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끊임없는 노력 그것없이는 결코 잘할 수 없고 잘하지 못하면 결코 즐기기 못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즐기라고 말하기 전에 즐기기 위해서 노력하라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즐기는 법을 가르치기보다는 지금 노력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욱 적절할 것이다.

능력이 없다고 채념하기는 아직 이르다. 능력이 없다고 채념하기 이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나는 만시간의 노력을 하고 있는가? 난 실험실에서 몇 년을 썩어도 아직 부족한데 그럼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하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그 기간동안 정말 만시간을 채울만큼 열심히 노력했는가. 스스로 고민에 빠져 방황하는 시간, 술집에서 보낸 시간, 당구장에서 보낸 시간, 이 모두를 스스로 노력한 시간에 포함하고 있지 않은지 되물어보라.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럼 지금 노력하라. 아니 잘하기 위해 노력하라. 절실히 날기를 원한 자만 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애벌레로 남아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