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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과 습관 <2013.01.02 22:41:51 >

  • 작성자이영희
  • 등록일2013-04-10
  • 조회수14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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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13.01.02 22:41:51



정신없이 또 2012년 한 해를 보냈다. 실험실 입장에서 보면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내 개인적으로 보면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이 무척 무겁다. 그러나 무겁다고 내려 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 한 해를 맞이해야 한다. 이것이 살아 숨쉬는 모든 생명들의 의무이자 짐이다. 내 숨이 멈추는 날까지…

2013년은 우리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는 해 일 것이다. 새로운 연구소가 시작되고 이것은 우리에게 도전이다. 도약하여 새로운 수준으로 옮겨가느냐 이대로 주저앉느냐 하는 해이다. 이 해는 맞이하는 우리에게 새로운 키워드는 무엇일까.

나는 우선 집중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실험실은 지금까지 석박사 학생이 위주가 되어 운영되어 왔다. 새 연구소는 무게 중심이 박사들로 옮겨져 연구 수준이 올라가리라고 기대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연구소의 손발은 여전히 학생들이고 학생들의 수준이 올라가지 않는 한 새로운 생각, 좋은 데이터가 나오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우리의 문제점이 무엇일까.

학생들과 그 동안 생활을 같이 해 온 임 박사의 의견은 단연코 집중이다. 문제있는 학생들을 보면 모두 공통되는 점이 한가지씩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 연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연구 이외의 것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있단다. 난 사실 이해가 가질 않는다.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이야기는 연구라는 것으로 인생을 승부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이라 가정한다. 그렇다면 내 가정이 틀렸다는 이야기이다. 설사 연구에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마음먹고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들도 사실 인터넷이라고 하는 최고의 악마의 유혹을 이길 요즘 세대는 없기 때문이다. 내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수많은 요소들이 특히 한국학생들에게 많이 있다. 물론 이것이 꼭 한국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 이틀동안 연말과 휴일을 끼고 학교에 있어 알아 낸 학생들의 패턴이 있다. 몇몇 학생들은 휴일에도 실험 체크를 위해 시간 맞추어 실험실에 들르는 학생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 시간동안 전혀 나타나지 않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이것은 내외국인 학생과는 무관했다. 결국은 각자의 생활 습관이다.

집중하는 습관은 아주 중요하다. 어떤 사람은 (머리 좋은 사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일한다. 열 시간 일해도 집중하지 못하면 한 시간 일한 사람보다 못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꼭 천재일 필요는 없다. 그들보다 한 시간 더 일하면 된다. 연구란 것은 아이디어 싸움이고 논리의 싸움이라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은 꼭 랩에 나오지 않아도 되고 친구하고 술 마시며, 집에서 TV보며 운동하면서도 생각할 수 있다. 난 운동할 때 또 운전할 때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한 때는 그래서 녹음기를 가지고 다닌 적도 있다. 그런 생각들을 잊지 않기 위해… 지금은 그런 생각이 나면 여러 번 반복 생각하여 스스로에게 기억시킨다. 올해 도약을 위해서는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마트하게 일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따라서 2013년의 키 워드는 역시 집중이라 할 수 있다. 각자 책상 위에 스마트하게 집중하기를 써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덧붙여 부연하면 좋은 습관을 쌓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지속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좋은 것은 몸에 베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습관이 되면 내 것이 되고 그것이 나를 발전시킨다. 잘하는 동료를 봐라. 분명히 나와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그렇게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 또한 아주 필수적인 요소이다. 또 수없이 강조하지만 랩 노트를 잘 쓰는 습관 기록하는 습관, 생각을 노트에 정리하는 습관, 이것 없이는 좋은 과학자가 될 수 없다. 자기 생각의 꼬리를 노트에 적다 보면 논리가 생기고 그 논리를 더욱 발전시킨다. 새 연구소에 가면 한층 걸러 커피와 휴게소가 있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대화하고 그래서 우리의 논리를 발전시켜야 한다. 모두 파이팅!

기억하라. 난 모두의 파이팅을 기대한다. 누구 하나라도 낙오없이…
He may be a fool but he is mine.

집중하는 습관 기르기

모두 2013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