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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한다는 것 <2012.04.30 14:41:47 >

  • 작성자이영희
  • 등록일2013-04-10
  • 조회수16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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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12.04.30 14:41:47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언뜻 쉬워 보인다. 살면서 우리는 늘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듣고 살고 있고 또 입버릇처럼 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지나온 나의 삶을 뒤돌아볼 때 과연 난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살았을까...

아니 아니다. 지나간 나의 삶을 뒤돌아보면 최선을 다했던 순간보다는 오히려 최선을 다해 살지 못한 순간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철없던 어린 시절은 그렇다 치고라도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한 시간들이 있다. 왜 좀 더 철저하지 못했을까. 왜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했을까... 그랬더라면 더 나은 결과가 있었을텐데... 그런 아쉬움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최선을 다한 것과 다하지 못한 것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주말에 K-POP을 보며 어린 친구들이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보며 많은 것들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백만이 넘는 숫자의 젊은이들이 경합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대단함보다는 아 이 많은 시람들이 과학을 위해 그렇게 경쟁하면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그 과정동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예능에 그렇게 재주가 많구나 하는 경이로움이 있었다. 하긴 한류의 바람이 바로 이런 한국사람들의 타고난 끼 때문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은 세 명이 남아 경합을 했다. 온갖 모사가 판치는 정치판보다는 모두 최선을 다해 경쟁해 노래 부르는 어린 애들의 모습이 너무 신선했다. 이것이 또 내가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거기에는 권모술수보다는 최선을 다해 이기려고 하는 우리의 순수한 모습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포츠에서 승부조작은 용서될 수 없는 것이다.

이들은 매주 맹 연습을 하고 주말에 무대에 선다. 정말 살을 깎는 시간들일 것이다. 이들의 경쟁은 어리다고 봐 주지 않는다. 그런데 떨어진 아이들의 소감에 감동이 온다. 모두 떨어져 아쉬움이 남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 때문에 후회없다고 했다. 심사위원이 선곡이 잘못되고 너무 안전한 길을 택해 감동이 적었다고 해도 그것이 그들의 선택이고 거기에 대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 어린 친구들 같지 않다. 아마도 정말 그들은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올 것이다. 자기가 가진 재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 이런 것들 때문에 나는 가끔 이 프로그램을 본다.

이 프로그램을 보며 나 자신을 반성해본다. 지난 과거는 그렇다치고 난 과연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가... 나이가 들었다고 게으름 부리지 않는지, 조금 더 안다고 자만해지지는 않았는지, 매너리즘에 빠지지는 않는지... 과연 이 시간이 지나 나를 뒤돌아 볼 때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웃으며 말할 수 있는지... 지금은 나에게 더 날을 갈아야 할 시간들이다. 아직도 내게는 건강이 허락되어 있으니까... 하나님이 날 어디로 인도하실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난 그저 갈뿐, 한걸음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