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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 작성자Center for Integrated Nanostruture Physics
  • 등록일2016-02-05
  • 조회수6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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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1월 1일뿐인데 다가오는 느낌은 사뭇 다른 말이다. 그냥 가족, 설레임, 그리움, 만남, 어수선함, 아쉬움,, 그런 것들의 모임이다. 아마도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지도 모른다. 특히 여자들한테는 다른 느낌일 것이다. 단일 가족에 익숙한 현대 여성은 대부분 가족이 모여 부데끼는 것이 그냉 싫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할까. 우리네 삶이란 것이 그렇게 부딪히며 행복을 느끼는 것을...

올 들어 어느새 한 달이 훅 가버렸다. 왜 이렇게 바빴을까.. 일본 여행, 무주 윈터스쿨 그리고 또 논문과 씨름 한 주, 그렇게 진이 빠져 버렸다. 가슴 울렁증이 또 도졌다. 이제는 정말 몸이 못 따라가는 것일까. 아니다, 바쁘다고 또 운동을 못한 탓이다. 바쁜 만큼 나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그렇지 않았을텐데... 또 시작해야겠지... 아직도 엄마 새배돈 못챙겼다. 정말 그렇게 바쁜걸까..

명절이 코앞에 다가오도록 아무 생각이 없었다. 집 사람이 늘 챙기는 작은 아버지 그리고 친구들 선물 보낸다고 이것 저것 물어보니 나도 미쳐 챙기기 못한 분들 생각했다. 이실장은 학교 처장들 챙긴다. 며칠 지나서야 사무실 직원들 챙겼는지 확인했다. 또 오늘에야 청소하는 아줌마들 생각해냈다. 모두 사무실에서 알아서 챙겨주니 너무 다행이다. 또 교수들이 빠져 채겼지만 그렇게 하고 나니 또 연구원들이 아쉽다. 다할 수 는 없는 것일까... 돈이 그리 많이 들까.. 그러고 보니 명절에는 감사해야 할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날인가 보다. 미용실에 가니 손님이 고맙다고 선물을 놓고 간다. 그렇게 내 주위를 돌아보는 시간인 모양이다. 그러고 보면 난 엉터리다. 선생님한테 선물 보낸 것도 얼마 안 되니 난 그동안 헛 산 것이다. 제자들 중 선물을 고정적으로 보내는 이들이 있다.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어김없이 영수네 집에서 배가 왔다. 평소에 말이 없는 수줍은 영수이지만 그래도 꼭 기억해주니 고맙다.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다. 값이 문제가 아니고 기억해주는 마음이 고마운 것이다. 장가가고 나서 부인 때문에 잊지 않고 인사하는 친구도 있다. 장가를 잘 간 것이다. 사람 노릇 하도록 하니 말이다.

명절때는 늘 아들들을 기다리는 엄마의 마음이 보인다. 다행히 이번에는 막내아들도 미국에서 들어오고 손주딸도 오늘 귀국이니 엄마의 마음이 한결 좋게 느껴진다. 주말에는 모두 모여 좋은 시간을 가질 것이다. 가족의 소중함이 다시 다가온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명절은 소외된 내 이웃들 돌아보는 일이 제일 먼저이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앞서야 가족의 소중함이 더욱 다가올 것이다. 올해는 더 내 이웃을 챙겨주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아니 적어도 그렇게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