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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 <2010.04.01 21:14:17 >

  • 작성자이영희
  • 등록일2013-04-09
  • 조회수12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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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10.04.01 21:14:17



얼마 전 조선일보에서 글 부탁이 왔다. 2020년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예측하고 이 내용을 타임캡슐에 넣어 10년 후에 개봉한다는 것이었다. 10년 후면 100주년 기념이란다. 조선일보 하는 짓으로 보아서는 맘에 들지 않지만 10년 후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해보는 일은 재미있는 일 같아 일단 예스를 해 놓았지만 막상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벼르고 별렀던 산사의 시간들이 나를 여유롭게 만들었다.



여기에 어제 도착하여 지각하는 바람에 입구에서 절까지 전동차로 나를 태워다 주었다. 속도는 느리지만 조용한 산사에서 아주 적절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아마도 10년 후면 적어도 가솔린 차는 없어질 것이다. 아마 천연가스를 쓰는 자동차는 아직도 남아 있겠지만.... 대신 엔진이 없고 바테리나 초고용량 바테리를 탑제한 자동차들이 거리를 활보할 것이다. 주유소대신 바테리를 바꾸어주는 바테리 충전소가 대신 등장할 것이다. 아마도 그때까지 500 km를 달릴 수 있는 고용량커패시터가 나오지 않을테니 아마 중간방법으로 바테리충전소가 나타나 주유대신 바테리를 교환해 줄 것이다. 엔진의 소음없이 차안에서도 고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공기도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다. 잠수함도 엔진없이 달릴 수 있으니 잠수함을 찾아내는데 또 새로운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아마도 잠수함은 바닷물로부터 화학반응에 의한 전기를 얻어 직접 자가충전하며 다닐 것이다.



자동차의 무게도 지금보다 훨씬 가벼워 질 것이다. 고강도 고분자가 등장할 것이고 철제대신 고강도 알루미늄이 강철을 대신할 것이다. 여름에 햇볕 때문에 차 안에서 팔이 탈 염려는 놓으셔도 된다. 자동차 전면유리도 투명전극을 장착하여 얼어도 밖에 나갈 염려없이 유리에 낀 어름과 서리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햇볕에 따라 빛을 차단하는 자동 셔터기능을 가진 창문이 나올 것이다. 지능형 네비게이터가 미리 막히는 도로 사정을 알려주기 때문에 명절 때 그렇게 막히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좋은 차의 경우 스스로 알아서 길을 선택하도록 하는 기능도 나오고 스스로 운전할 줄 아는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파트의 구조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모든 건물에는 자동셔터의 기능을 가진 창문이 등장하여 알아서 온도조절 햇볕조절이 가능할 것이고, 난방이나 전기등을 해결할 수 있는 소형 태양광, 태양열 발전기가 각 가구에 비치될 것이고, 각종 발열체에는 폐열을 재활용할 수 있는 열전소자가 부착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풍력이 주가 될 수 없겠지만 바람이 많은 나라는 풍력이 전력 발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원자력 발전의 비중은 지금보다 많아질 것이다. 아직은 우리한 별 대안이 없으니까. 아마도 그때쯤이면 방사능 걱정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핵연료발전 방법이 구체화될 것이다. 모든 건물의 형광등은 수은등 유해 물질 때문에 못쓰게 될 것이고 백열등도 효율 때문에 사라지게 된다. 대신 LED, FED등을 이용한 전등이 나오게 될 것이고 지금보다 훨씬 더 휘황찬란한 빛의 세계를 구현할 것이다.



그때쯤 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책이 향수를 불러 일으킬 것이다. 도서관은 더 이상 책이라는 것이 없어지고 전자책으로 대치된다. (이 생각을 좋아하진 않지만...) 아침마다 보는 신문도 이제는 전자종이로 대치될 것이다. 아침에 출근할 때 전자종이를 가방에 넣고 나와 역에서 잠시 그날의 신문내용을 충전하여 기차 안에서 읽고 있을 것이다. 신문을 회수해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우리의 향수로 남을 것이다. 그때쯤 되면 우리의 의복 자체가 광고판이 될 것이다. 아마 모든 연예인의 광고는 옷 자체가 될 것이다. 또 태양전지, 열전소자, 전지등이 탑재된 의복을 입으면 컴퓨터등 각종 소형전자기기는 의복에서 직접 전기를 공급받게 된다. 특히 전투병사의 기능이 더 강화될 것이다. 즉 지금처럼 무거운 바테리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이 모든 에너지를 전투복 혹은 철모등에서 직접 공급받게 된다. 각종 탱크, 장갑차, 총의 무게, 탄피의 무게등에서도 무게가 줄어들면서 화력자체가 증가할 것이다.



재료에 대한 개념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사용되어왔던 강철의 용처가 점점 줄어들고 강철과 같이 단단하면서도 알루미늄처럼 가벼운 복합소재가 탄생할 것이다. 선박의 무게도 현저히 줄어 지금보다 속도가 훨씬 더 빠르게 될것이고 따라서 해양산업이 더욱 발달할 것이다. 각종 건축소재, 비행기, 자동차 소재, 철도산업등에서 눈부신 개혁이 일어날 것이다.



나노기술의 발달로 혜택을 보는 분야는 생명, 의료분야이다. 그때는 병원에 가서 더 이상 주사기로 피를 뽑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주 작은 피 한방울로 모든 검사가 끝이 난다. 아니 병원에 가지 않아도 원거리제어시스템에 의해 어디가 아픈지 알아내고 의사가 통지해주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치료받을 수 있다. 특히 심장병이나 파킨스 환자처럼 지속적인 전원이 필요한 환자들도 거의 반 영구적인 전지를 몸 안에 달고 살 것이다. 또 지금처럼 칼을 대고 수술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뇌와 같이 민감한 부분은 나노기구가 대신할 것이고 막힌 혈관을 뚫는 것도 나노로봇이 대신할 것이다. 김진명의 바이코리아에서 나오는 것처럼 인공지능칩 하나가 컴퓨터기능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어 유도탄 하나의 위력도 정확도가 증가해 가공할 무기로 변할 것이다. 그때쯤 되면 정치하는 사람들이 더욱 골치 아픈 일을 많이 겪게 될 것이다.



그럼 모든 것이 다 좋게만 변할까... 아마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더욱 게을러지게 되고-이건 최악이다. 인류가 동물과 다른 점이 이 부분이기 때문이다- 편한 것만 추구하게 되고 가상공간에서의 일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제발 바라는 것은 섹스만은 가상 공간이 아니길 빈다. 그러면 인류에게는 희망이 없으니까... 하기야 아이도 기계적으로 낳을지 모르지만 그럼 아마 문화 형태가 지금하고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에 대한 정의도 달라지겠지... 그런 일이 10년 후에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