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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현재미래 <2009.03.18 13:26:37 >

  • 작성자이영희
  • 등록일2013-04-09
  • 조회수1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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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09.03.18 13:26:37


물리학에서 시간은 거꾸로 갈 수도 있고 수학상으로는 미래의 시간도 정의할 수 있지만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기 때문에 미래여행은 물리학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는 것은 그래서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시간이라는 놈은 그냥 처음부터 연속성이 있었고 우리가 살기에 편리하게 시간을 나누어 놨고 그래서 하루가 24시간, 일년이 365일등으로 태양을 중심으로 혹은 달을 중심으로 우리의 시간을 정의했다. 그러나 시간은 불연속적인 것이 아니다. 그 속에 사는 우리의 삶이 한 순간일 뿐.. 그런 시간 속에서 매일 매일 주어진 사회의 틀 속에서 살아간다. 내가 속한 사회가 갖는 규범속에서 우리의 생각도 갇혀있고 우리의 도덕이라는 것도 생겨난다.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이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것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 제약을 받는다. 과학적인 사실은 불변의 진리인 것 같지만 늘 변하는 것이 과학의 본성이다. 이제까지 진리라고 믿어온 것들을 틀렸다고 생각해보고 그래서 아닌 것을 증명하고 새로운 생각을 찾아내는 것이 과학이다. 변하지 않으면 과학은 종교가 되어버린다. 역설로 변하는 것이 과학의 진리인 것이다. 과학도 자기가 과거에 발견한 것이 절대적인 진리라고 믿는 한 그 과학은 죽은 과학이다.

우리의 삶도 과거 현재 미래의 한 가운데 있다. 그 연속의 한가운데. 내 삶의 과거의 잘못된 기억에 얽매이면 피해망상증에 빠져 자기의 삶을 망쳐버리게 될 것이다. 과거의 잘못은 곧 현재의 삶에 반영이 되어야 하고 그래서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이 또 우리의 삶이다. 만약 우리가 그렇게 현명하다면 과거의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선진국에서 겪은 잘못을 후진국은 그대로 따라가고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우린 지금 그대로 닮고 있다. 시행착오를 거쳐서 배우는 것이 우리 삶인가보다.

그렇다고 미래가 중요하니까 현재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서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은 우리의 불행을 더 가중시킬 뿐이다. 천국에 가기 위해 이생에서의 삶을 희생시켜도 된다는 식의 종교는 우리를 삶을 삐뚤어놓는다. 어딘가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놓는다. 과거 우리 부모들이 자식들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시키면서 자식을 교육시킨 것이 불행일수도 있다. 문제는 그렇게 했을 때 본인들이 느끼는 행복감이 더 중요하다. 그런 행위로 인해 행복감을 느끼면 되지만 그것이 자기의 희생이라고 생각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 마치 그런 행위가 자식이 잘 되어서 자기가 되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면 그것은 불행의 시작이다. 자기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봉사해도 그것이 지금 자기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과거도 중요하지 않고 또 미래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오늘 이 한 순간을 즐길 수 있을 때 가장 행복한 것이다. 왜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미래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현재가 제일 중요하다고 아니 내일 지구가 망한다고 오늘 흥청망청하면 우리 인류에게 미래는 없다. 이런 이야기는 먼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내 다음 사회가 아이가 없고 우리만 존재하는 사회라고 생각하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끔찍한가 금방 상상할 수 있다. 언젠가 한 영화에서 보여준 그런 설정은 우리의 삶의 중심이 어디에 있어야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우리의 오늘의 존재 의미는 내일이 있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일을 위해 오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설적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이것 또한 인생에서의 형평성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생각의 형평성 곧 논리의 중심이다.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모자람도 지나치지도 않는 형평성,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중용의 도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