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08.05.01 21:37:42
인간이라는 말은 사실 사람 사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보통 사람이라고 하면 마음이 고려되는 않는 뉘앙스가 있지만 인간이라고 하면 사람 이상의 좀 더 고상한 의미가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인간이라는 말에 이런 뜻이 함축되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 사이... 사람이 인간이 되려면 사람 사이에 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사람 사이에 있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사람은 사람 사이에서 어울려서 서로 대화하고 마음을 나누고 살 때 비로소 인간이 된다는 것이다. 내가 골방에 앉아 내 잘 났다고 사는 것은 참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부딪혀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슬퍼하며 사는 것이 비로소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다.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발명한 도두가 언어이다. 요즈음 세대는 입보다는 손가락으로 말하기를 좋아한다. 핸드폰을 이용해서^^ 하기야 그것도 대화의 한 방법이긴 하지만... 전에 내 딸을 혼내고 문자를 이용해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여 화해한 적이 있다. 대화의 방법은 다양하다. 우리 과학자들은 논문이라는 수단을 이용하여 서로 대화한다. 논문을 투고하여 서로를 비판하여 논리의 오류를 찾아낸다. 그렇게 게재된 논문을 통하여 서로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그렇게 얻은 정보로 다른 사람들은 그들만의 새로운 생각으로 논리를 발전시킨다. 그것을 보고 우리도 또 논리를 발전시키고... 이것이 우리가 대화하는 방법인 것이다. 얼마 전 데이브가 미국 NSF 팰로우를 신청한다고 추천서를 부탁하여 써 준 적이 있는데 추천 항목 중에 communication skill이라는 말을 보고 새삼 대화하는 것이 과학자에게도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가를 실감하게 되었다.
우리 실험실 내에서 실험실 식구들과의 대화도 논문을 쓰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 우리가 개발할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많은 실험이 필요하고 서로의 논리의 모순을 찾기 위해 수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런 검증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결론에 도달하는데 어떤 사람은 빠르고 어떤 사람은 늦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올까? 머리가 좋아서 빠르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대게 대학원에 오는 학생들의 수준은 비슷하다. 따라서 효율적인 문제해결 능력은 이런 머리의 개인차에서 오는 것보다 대게는 대화의 효율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제까지 내 경험에서 보면 대화를 나누는 능력은 개인마다 너무 차이가 많다. 어떤 사람은 대화를 아주 잘한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능력이 탁월한 학생도 있다. 그런데 대화의 내용 측면에서 보면 아주 차이가 많다. 어떤 사람은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실제 마음을 나누는 것이 가능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많은 대화를 해도 늘 마음에서 멀리 있고 느낌을 공유하지 못한다. 그런 반면 말은 별로 하지 않지만 마음과 생각을 공유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술집에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과학주제에 대해서는 대화를 회피하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친구들끼리는 아주 많은 대화를 하지만 정작 윗사람들과는 대화를 회피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참으로 다양하다.
이런 대화 능력은 그 사람의 가정 환경, 살아온 배경들이 많이 좌우한다. 나는 어렸을 때 조부모와 함께 자랐고 내가 장손이어서 늘 할아버지와 식사를 같이했다. 그래서 난 나이 드신 윗분들과 대화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그것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런 반면 형이 없어서 몇 살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는데 약간은 불편하다. 동생이 많아서 그런지 나이어린 사람들과는 잘 지낸다. 그런 반면 내가 아는 몇몇 친구들은 아버지가 너무 권위주의적이어서 윗분들과 대화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친구들이 있다. 대화가 상호적이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듣고 속으로 반발하고 속으로 받아들인다. 이런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대화가 적은 편이다. 가정의 분위기가 밝은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난 촌놈이어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고 지금도 사실 대화보다는 혼자 있기를 즐겨한다. 그런데 과학을 하다보니 대화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 토의하다보니 대화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스스로 훈련을 통해 나름대로 방법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대화에는 상대에 따라 윗사람과의 대화, 친구들과의 대화, 아랫사람과의 대화로 나눌 수 있다. 모두 다 중요하다. 자기 인생에서 좋은 친구처럼 더 중요한 것이 없다고 현인들은 말한다. 맞는 말이다. 나이 들면서 친구가 그리운 것은 그러한 말들이 맞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윗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인생을 살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산다. 아랫 사람과의 대화는 나를 반성하게 하고 그들의 우정을 통해 내 힘을 얻는다. 그들은 나의 좋은 울타리가 된다. 태왕사신기를 보면서 난 그런 것을 느낀다. 태왕은 군림하기 보다는 아랫사람과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채찍한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태왕주위로 사람을 몰리게 만드는 힘이 된다.
윗사람과의 좋은 관계는 주는 것보다는 받는 것이 더 많은 편이다. 윗사람과의 원활한 대화는 지혜를 갖게 하고 자기 인생의 시행착오를 적게 한다. 과학에 있어서 이 관계는 더욱 심각하다. 지도교수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실험실 내에서 서로 좋은 대화 관계를 유지하지만 나하고 좋은 대화관계를 유지하는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난 늘 학생들이 와서 실험결과에 대해 논의하기를 즐겨한다. 또 바빠서 가능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론 어떤 경우는 혼날 때도 있다. 그런 경우는 학생들이 시행착오를 너무 많이 하거나 게으른 경우이기는 하지만 그것도 윗사람과의 대화 방법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 경고를 통해 자기를 훈련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발전하는 사람은 자기에 대해 철저하고 남한테는 관대하다.
어느 경우건 대화하기를 두려워마라. 과학에서 질문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 이치와 비슷하다. 학교에서 학위과정동안 지도교수를 어려워해서는 결코 성공적인 대학원 생활을 마칠 수 없다. 연구소에 가서도 마찬가지이다. 자기가 수행하는 연구를 윗사람에게 잘 설명하고 나를 도울 수 있도록 만들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과제가 정책이 변할 때마다 언제 없어질 지 모른다. 내 과제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내가 느끼는 것과는 무관하게 말이다. 아 나는 성격상 어쩔 수 없어 내가 자라온 환경상 도저히 안돼... 그렇게 느끼는 사람은 이 말을 기억하라. 피할 수 없으면 그 상황을 직면하라 그리고 돌파해라.
Try to avoid the situation if possible or face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