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탄핵 인용! 이 순간이 얼마나 기다려졌던가!
아침 새벽에 눈을 뜨니 잠이 오질 않았다. 오늘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무리 국민 80%가 탄핵을 원한다해도 하도 험한 세상이라 무슨 일을 예측하기가 힘들다. 아침에 출근하여 11시가 다 되어 컴퓨터 인터넷을 켰지만 어디 나만 기다렸을까. 접속이 불가능하다. 핸드폰을 들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접속이 가끔 되어도 말이 끊기니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모두 부정의 낭독문이 계속되니 속이 탄다. 그러나 결국 국정농단의 단계에서 탄핵 인용이란 말이 들리는 것 같았다. 연구실 밖에서의 함성소리가 이 사실을 인정했다!
생각해보면 긴 시간들이다. 국정농단의 증거들이 수없이 확인되었음에도 끊임없이 부정하는 의견들이 속출하고 대통령은 불통이다. 답답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탄핵이 무르익나 했더니 또 무슨 태극기 집회로 우리의 판단을 흐트러트린다. 그 사이 수많은 사람들이 갈등하고 대통령의 무능함과 국정농단에 분개하지만 이것을 바꾸는 방법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고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수 많은 사람들의 애가 타는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기다린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 주말마다 촛불 집회로 모인 시민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다. 200만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보여준 질서는 정말 놀랍다. 그 많은 사람들이 누구 하나가 앉자고 하니 아무 불평없이 줄을 맞추어 자발적으로 앉는 것을 보고 성숙된 시민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손 안의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들고 가는 그들에게서 희망을 보았다.
돌이켜보면 이것은 놀라운 변화다, 그야말로 혁명이다. 419 혁명때는 난 참여하지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다. 88군사정권 이양때도 최류탄과 경찰과 싸우는 것이 다반사였고 그때는 모두가 투사였다. 교수들은 시위대 앞에 자진해서 방패막이가 되었다. 모두 피를 흘렸다. 불과 30년여 만에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경찰과의 다툼없이 경찰과 시민이 하나가 되어 서로 배려하면서 혁명을 일구어 내었다. 이렇게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룩한 나라가 전 세계에 몇이나 될까. 역사는 정말 진화하는 것일까. 태극기 부대의 성조기와 계엄논리까지 들이대는 그 섬뜩함을, 평화시위로 이겨낸 촛불시위의 위대함에 성숙함에 모든 찬사를 보내고 싶다. 오늘처럼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자랑스러운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다. 무엇보다 아픈 상처를 꿰매야한다. 생각이 달라 오는 갈등을 보듬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힘을 외부로 쏟아부어야 한다.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는 신음하고 있다.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정치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사드문제로 우리가 주도권을 잃었지만 아직도 기회는 있다. 사드를 설치하고 운영하는데는 여전히 우리가 칼을 쥐고 있다. 적어도 미국이 패권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한. 중국도 북한과 대비해 약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패를 가져야한다. 그 옛날 서희가 세치의 혀로 중국과 협상하여 우리의 땅을 확보한 것처럼 이제 우리도 그런 지혜가 필요한 때다. 잠자던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 빛처럼 조율한번 해 주세요. 촛불시위때 들었던 한영애의 노래가 가슴속깊이 파고 든다.
이제 정신차릴 때다. 두 번 다시 영혼없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지 말아야 한다. 새월호 때 근무태만인 대통령을 두고 헌법정신이 위배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무리라고 한 판결문을 얼핏 들으면서 그렇게 근무태만인 대통령을 뽑은 우리 손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는 이런 잘못을 해서는 안된다. 멍청한 대통령을 뽑아서도 안 된다. 우유부단한 대통령을 뽑아서도 안 된다. 지금 우리는 서희같은 지혜를 가진 사람, 결단력을 가진 사람, 사대주의로 흔들리지 않고 대국과 당당하게 겨룰 수 있는 담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누가 이런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그것만 생각하자. 대세론, 안정론, 대연정, 이런 것들은 모두 허상이다. 정치에 휘둘리지 말고 우리의 판단력을 키울 때다. 더 이상 정치가들에게 속아서는 안 된다. 누가 진짜인지 알아내야 한다. 누가 미국과 중국을 잘 다룰 사람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