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어제는 신년 랩 회식이 있었다. 모처럼 식사를 같이 하는 자리였다. 사람이 많은 탓도 있지만 이런 저런 내 개인적인 이유로 최근 전체 회식도 갖지 못했는데 2차 맥주집에서는 모두 밝은 모습으로 자기 생각들을 이야기하다 보니 아 내가 그동안 너무 소홀했구나 그래서 애들이 대화에 배고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너무 연구에 대한 대화만 강조했지 실험실내에서 팀원 간의 화합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연구라는 것도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안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또 바쁘다는 핑계로 지나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뻐근하다. 그러나 출근하니 아이들 표정이 훤해졌다. 덕분에 나도 힘이 난다. 사실 실험실 생활은 힘들다. 연구란 뼈대를 구축하고 끊임없이 살을 입히고 다듬는 일이다. 그 과정이 쉽지 않다. 시간과 노력이, 정말 전력투구가 필요한 것이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이 그만큼 힘든 것이다. 연구가 잘 진행되지 않으면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떤 학생은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져 약을 먹고 있다고 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연구를 즐기기보다 의무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면 새로운 생각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교수와 토의하는 것이 두려워지게 되고 자꾸 교수를 피하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당연히 의욕이 떨어지고 때로는 그만두고 싶어진다. 그렇게 기간이 쌓이면 그 다음부터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졸업해도 많은 경우 지쳐서 연구를 계속할 수 없게 되고 자리만 채우는 사람이 된다. 사회경제적으로도 밑지는 장사다.
올해는 단장으로서 내년 평가를 잘 대비하자고 마음을 먹어본다. 또 실험실 내 처진 학생들을 추스르는 일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자고 다짐해본다. 이 일은 나의 의무이기도 하다. 잘하는 학생들, 치고 나가는 학생들도 많지만, 또 많은 학생들이 쳐져 있다. 그 중에 일부는 지쳐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의 책임부분도 상당히 많다. 멘토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연구소 운영 때문에 너무 강하게 몰아 부쳐 어느새 연구들 자율성이 줄어들었다. 그러다보니 몸이 지쳐도 쉰다는 생각을 못하게 되는 것 같다. 건물 층이 달라 알아서 쉬기도 하려만 그리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렇게 되면 창의적인 연구가 불가능하다.
전에 젊었을 때 나는 힘들면 그냥 떠났다. 목표도 없었고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대로 움직였다. 학생 때도 그랬다. 열심히 하다가도 마음이 답답하면 그렇게 아무 곳이나 떠났다. 자고 싶을 때 자고 움직이기 싶을 때 움직이고 그때그때 마음 가는대로 움직여 며칠이 지나면 마음이 풀려 돌아왔다. 마음이 다 풀리지 않을 때도 그렇게 돌아보다 몸이 지쳐 돌아오면 그래도 또 빈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 아이들한테 이런 자유가 있을까. 자유로운 생각은 움직일 때, 마음의 빈 자리가 있을 때 생겨난다. 실험실에서 집중해서 실험할 때도 있지만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다. 간단히 맥주집에서 맥주 한잔에 생각을 풀어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새로운 곳에 다니면서 생각을 풀어낼 때도 있는 것이다. 그래야 길게 간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일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들이 젊을 때 미리 지치게 만들어 나중에 연구를 포기하게 하는 것은 최악이다.
그렇다! 떠나고 싶을 때 과감히 떠나라. 며칠 일 안한다고 효율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충전하고 오면 더 생각이 자유로워지고 더 집중할 수 있다. 이것도 또한 자신을 발전시키는 좋은 습관이 될 것이다. 실험실 생활에 너무 얽매이지 마라. 언제든지 말하고 혼자 떠나라. 그리고 자신을 변화시켜라. 충고 하나. 떠날 때는 혼자 떠나라. 그래야 혼자 고독을 느끼고 생각을 많이 한다. 생각의 힘이 길러지는 것이다.